물뽕 판매책 잡고보니 전·현직 연예인 매니저

중국서 밀반입해 국내 유통맡아 “고수익 알바 찾다가”…2명 구속 경찰, 구매자 23명은 불구속 입건

2019-03-28     김순철

최근 ‘버닝썬’ 사건으로 사회적 문제가 된 속칭 ‘물뽕’(GHB)을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한 전·현직 연예인 매니저와 구매자들이 무더기 검거됐다.

경남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GHB, 조피클론(수면제), 졸피뎀 등 불법 마약류를 밀반입해 국내에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공급책 A(43)씨와 배송책 B(25·여)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해외로 달아난 국내 공급총책 C(41)씨를 인터폴과 공조해 뒤쫓는 한편 구매자 23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현직 매니저 A씨와 전직 매니저 B씨 등은 중국 소재 총책과 공모해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중국에서 밀반입한 불법 마약류를 국내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중국에서 개설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SNS로 1대 1 상담을 하며 서울, 부산, 광주, 제주 등 국내에 거주하는 23명에게 GHB 등 780만원 상당의 불법 마약류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의심을 피하기 위해 일괄 배송 대신 편의점 여러 곳을 돌며 택배를 부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경기도에 있는 B씨 주거지를 급습해 GHB 169병, 조피클론 1008정, 발기부전 치료제 100정 등 시가 1억6000만원 상당의 불법 마약류·의약품을 발견, 전량 압수했다.

경찰 조사에서 A·B씨는 수입이 적어 생활이 어려운 와중에 고수익 아르바이트를 찾다가 마약류 유통에 뛰어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자들은 대부분 20∼40대로 회사원, 자영업자, 주부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여자친구에게 쓰려고 했다”라거나 “호기심에서 샀다”, “잠이 오지 않아 사들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마약 밀반입 경로를 추적하는 한편 구매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이 사용한 마약류 판매 광고 사이트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접속 차단을 의뢰했다”며 “앞으로도 인터넷·SNS를 통한 마약류 불법 유통행위를 적극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철기자 ksc2@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