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재배 우려되는 쌀 농사

이수기(논설고문)

2019-04-11     경남일보
쌀은 우리민족에게 오랜 역사를 함께한 애환이 깃든 작물이다. 주식으로 사용되는 곡물은 자급자족하는 것이 식량안보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과거에는 쌀이 남아돌면서 값이 크게 하락하다 지난해부터 크게 올랐다.

▶올해 농가들이 벼 재배를 선호하면서 수확기 쌀 생산량 증가로 인한 쌀값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초에 논벼 표본 농가를 대상으로 올해 벼 재배면적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73만8000ha 보다 겨우 2000ha 줄어든 73만6000ha로 분석됐다.

▶현재 전국 산지 쌀값이 80kg 한 가마니 당 19만20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현재 값이 올 수확기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농가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쌀값의 인상이 예고되면서 농가들이 벼 재배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재배면적이 지난해 수준이 될 때는 또 다시 쌀값 파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상황에 따라 사전 생산조정을 잘 하지 못하면 수확기 쌀값 방어를 제대로 못 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재배면적이 줄어들지 않아 또 다시 쌀값 하락이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농가나 정부는 보다 현실적인 예측으로 쌀값 조정에 나서야 할 때다. 당국은 ‘벼 재배 휴경 의무제’를 포함한 초강력 대책을 고심해야 할 것이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