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겪어보면 보이는 장애, 공감세상 됐으면”

제39회 장애인의 날 행사, 진주시 문산실내체육관서

2019-04-18     백지영
제39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진주시 기념행사가 18일 오전 10시 30분께 진주시 문산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진주시에서 열린 장애인 관련 최대 규모 행사인 이날 행사에는 조규일 진주시장, 박성도 진주시시의회의장 등의 내빈이 참석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현장에는 관내 장애인 등 주최 측 추산 3500여 명의 인원이 참석해 문산 실내체육관 내부는 물론 야외에 마련된 행사부스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난타 공연, 통기타공연, 수화공연으로 포문의 연 행사는 시상식, 장학금 전달, 축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으며 이후에는 신명 나는 축하 공연이 펼쳐졌다.

야외에서는 미용 봉사, 건강검진, 페이스페인팅, 무료 급식 봉사 등이 마련돼 문전성시를 이뤘다. 250여명의 자원봉사자 중엔 단체뿐만 아니라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 이들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지인 2명과 함께 페이스페인팅에 나선 이혜영(45)씨는 “아는 분이 주최 측에 근무하는데 제안해 오길래 흔쾌히 수락했다”며 “받는 분들이 다들 좋아해 주시니 보람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경남척수장애인협회에서 근무하는 강다현(25)씨는 “척수장애인에 관한 OX 퀴즈를 맞추는 사람들에게 물티슈를 배부하는 행사를 하러 왔는데 워낙 많은 사람이 찾아주셔서 빨리 소진된 탓에 체육관 내부에 들어와봤다”며 “진주는 내가 나고 자란 도내 군지역보다 장애인 관련 행사가 풍성한 도시인 것 같다”고 말했다. 3살 때 사고로 척수장애인이 된 그는 비장애인에게 “우리도 같은 사람이니 선입견 없이 바라봐주면 좋겠다.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똑같이 대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행사장을 찾았다는 정모(46)씨는 “올해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정씨는 17년 전 교통사고로 오른팔과 가슴 윗부분만 움직일 수 있게 됐다. 충격이 너무 커 사고 이후 7~8년은 사람과 대화도 안 했다. 조금씩 다시 사회에 녹아드려 애썼고 병원에서 나온 작년부터 ‘장애인의 날’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그는 “비장애인일 때는 무심코 넘겼던 것들이 몸이 불편해지니 보인다”며 “이동하는 게 언제나 제일 큰 고역”이라고 말했다. 경남 내에서는 이동이 괜찮은 편이지만 경북이나 전라도 등으로 이동하려면 다른 도시를 거치거나 KTX를 타는 방법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유홍근 진주시장애인총연합회 회장은 “현재는 중증과 비중증 장애인 비교 분석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중증 장애인 수당을 현실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 여름이면 결론이 날 수도 있는 장애급수폐지 문제에 대해 “절대 안 된다. 신체적 고통은 물론 그에 따른 정신적 고통으로 1급, 2급 장애인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는데 더 돕지는 못할망정 급수를 폐지하려 드냐”고 강력히 반발했다.

행사를 주관한 진주시장애인총연합회 측은 “오늘 행사가 장애 유형을 구분하지 않고 화합과 결속력을 다져 복지사회 구현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