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득 신상공개…자신 합리화 자리 돼선 안 돼

2019-04-21     경남일보
‘이름 안인득, 나이 42세’, 경찰이 진주 방화·살인 난동사건 피의자 신상을 공개했다. 그는 지난 17일 새벽 진주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에게 무차별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숨지게 하고 15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안인득의 얼굴도 공개됐다. 흉기 난동을 부릴 때 다친 손을 치료하기위해 진주경찰서를 나서면서 얼굴이 언론에 노출됐다. 삭발한 머리에 맨얼굴이 그대로 드러났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저도 10년 동안 불이익을 당해, 경찰과 국가에 하소연했지만 제대로 도움을 못 받아 화가 났다. 이런 일을 당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조사해 달라”고 했다. 그는 ‘진주시의 부정부패’를 들먹이다가 “아파트에 ○○완전 정신 나간 것들이 수두룩하다”고도 했다. ‘죄송하고 벌 받겠다’는 말은 항변에 묻혔다.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자가 잘못을 뉘우치기는커녕 경찰과 국가의 잘못, 시의 부정부패를 들먹이며 횡설수설했다. 심지어 자신으로 인해 밤잠 못자고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를 향해 “정신 나간…”이라고 공격했다. 이를 본 시민들이 황당함을 넘어서 분노하고 있다. 경찰의 현장검증 일정도 잡기 어려울 정도로 분노가 극에 달했다.

내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남 탓하는 현상을 어떻게 보아야할까. 백번 양보해서 나라와 국가를 원망한다 해도 사람을 해하는 것은 개인 영역이고 이는 용인 할 수도 용서 할 수도 없다. 안인득의 신상공개 등을 바라는 국민청원이 13만명을 돌파한 것도 이를 말해준다.

피의자 신상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 특히 재범 방지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뉘우쳐서 앞으로 죄를 짓지 않도록 하는 ‘범죄예방효과’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별로 뉘우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하거나 변명·항변하는 자리로 활용하는 듯 한 인상마저 든다. 이는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것임과 동시에 주민들에게는 두려움과 공포로 다가온다. 참으로 안타깝고 슬프다. 신상공개가 피의자의 변명을 들어주는 자리로 전락하는 것. 심히 우려할만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