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명순 진주보건대 카리타스 봉사대 회장

못이룬 간호사 꿈 복지 공부로 제2막 “많은 장애인 보니 가슴 아파”

2019-04-22     백지영

“장애인의 날 행사에 나와서 우리 주변에 이렇게 장애인이 많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에 미안한 생각마저 듭니다.”

남편 회사 일을 도우며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온 그는 작년 진주보건대 사회복지계열에 입학하면서 봉사활동과 인연을 맺었다.
 
학창시절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 간호학과 진학을 꿈꿨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포기해야 했다. 어느덧 환갑을 눈앞에 둔나이, 세월이 지나면 잊히겠거니 했던 꿈이 아직도 가슴 깊숙이 아로새겨져 있어 김씨는 더는 자신의 꿈을 외면하지 않기로 했다.

나이 때문에 간호학과보다는 사람들에게 밝은 빛을 전하는 일을 하는 복지학을 과감히 선택했다.

“학교에 와보니 수어(수화)전공 교수님이 창립하신 카리타스라는 봉사대가 있더라고요. 장애인을 위한 수어를 배워 좀 더 보람있게 학교생활을 하고 싶어서 가입하게 됐습니다”

1학년 때 대부분의 활동에 빠지지 않고 열성적으로 참여해 올해는 회장까지 맡게 됐다.

2014년 창립된 카리타스 봉사대는 대장인 문수열 교수의 지도 아래 주 1회씩 수어 연습을 한다. 복지관 등에서 행사가 열리면 수어 공연과 함께 행사 운영 전반에 힘을 보탠다.

2015년 전국장애인 가요제·어울림한마당을 시작으로 장애인의 날 기념 행사 등 1년에 6~8회 봉사활동을 진행해왔다.

이번 장애인의 날에는 봉사대원 70여 명이 ‘짠짜라’와 ‘사랑의 배터리’에 맞춰 수어 공연을 펼쳤다. 입장권 배부, 장애인 이동 보조, 배식 봉사도 했다.

카리타스회원은 현재 100여 명. 그 중 절반 가량은 졸업생이다.

“처음에는 교내 동아리 차원이었지만 수어를 배워둔 졸업생들이 함께하면서 이제는 재·졸업생 모두 참여하는 봉사단체로 성장했습니다”

카리타스는 앞으로 동아리 차원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김씨는 “단순히 봉사활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회원 각자의 역량을 높여 봉사대 차원에서 꾸준히 수어 공부를 해 지역사회 곳곳에서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봉사를 하겠다”고 했다.

뒤늦게 시작한 학업과 봉사를 통해 제2의 인생을 사는 김씨. 남을 위해 봉사하는 기쁨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체감했으면 하는 바람을 밝히는 그의 얼굴에는 행복함이 묻어 있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