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수확 후 관리와 신선도유지 기술

안광환(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 육종담당 농학박사)

2019-04-24     경남일보
우리가 매일 식탁에서 마주하는 과일과 채소 등 원예농산물의 중요한 품질 기준 중 하나는 신선도다.

신선도는 2016년 농촌진흥청에서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식품소비행태조사에서 소비자들이 과일류를 구입 시 가장 우선 확인하는 항목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과일, 채소, 화훼 등 원예농산물의 신선도를 관리하는 기술 분야를 수확 후 관리라 한다.

농식품의 수확 후 관리는 육종, 재배와 함께 농산업 분야의 3대 축으로 불려진다.

그래서 수확 후 관리는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기 위해 육종과 재배에 투자한 기술과 노력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여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는 제2의 생산이라고도 한다.

농산물 수확 후 관리기술의 범위는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 즉 △수확, 선별, 예냉, 저장, 포장, 수송 등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의 품질관리 △등급, 포장, 물류 등 표준규격 준수, 식품 안전성 확보 △장비나 시설의 운영 선별장, 저온설비, 기계화, 규격화 준수 등 규모의 경제, 기술 경영 실현을 통한 부가가치 제고까지 수확부터 소비자에 이르는 전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최근 농식품의 시장개방에 따라 수확후 관리 기술은 우리 농산물의 품질향상과 생산비절감을 통한 경쟁력 제고, 해외 시장으로의 수출확대 등 우리 농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기술로써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원예농산물의 신선도 유지를 위한 수확 후 관리의 최신기술은 성숙 노화 식물호르몬인 에틸렌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에틸렌은 농산물 후숙 과정에 조직의 연화, 향기발생, 색소파괴 및 합성, 당도향상 등을 포함한 여러 가지 생리 반응을 조절하는 식물생장조절 호르몬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에틸렌의 작용을 억제하여 원예농산물의 저장력을 증진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기술들이 개발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1994년 미국에서 개발된 1-methylcyclopropene(이하, 1-MCP 로 표기)라는 물질이 있다. 1-MCP는 인체에 무해하며 상온에서 기체 상태인 화합물로서 원예농산물의 신선도유지제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

2000년대 들어와서 미국의 한 글로벌 회사가 상온에서 쉽게 분해되는 1-MCP의 문제를 극복하여 농업에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상품화하는데 성공함으로써 현재 사과를 비롯한 과일류의 신선도 유지에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개발회사의 기술 독점력 때문에 처리비용이 지나치게 높아 사용하는 농업인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고, 적용 범위의 확대에도 애로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1-MCP 기술 분야는 아직 초기성장단계에 있어 우리나라도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이다.

이런 맥락에서 작년 우리 연구소에서는 1-MCP를 효과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 특허출원하였다.

앞으로 제품화 및 적용 작물의 확대 등 우리 농산물에 적합한 기술개발이 필요하지만, 이를 통해 농업인들이 더 손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1-MCP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고 보급된다면 우리나라 농산물의 경쟁력 제고와 수출확대에 크게 기여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안광환(경남도농업기술원 단감연구소 육종담당 농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