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정신질환 강력범죄 의료체계 바로 세워야"

보건의료노조 성명 발표…“정신보건 분야 인력·예산 부족”

2019-04-25     이은수 기자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에 이어 창원에서도 조현병 환자에 의한 살해 사건이 발생하면서 해결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25일 성명을 발표하고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해 땜질식 해법이 아닌 국가가 주도하는 정신보건의료체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우리나라 중증정신질환자는 52만명으로 추정된다”며 “이 가운데 진료를 받는 사람은 절반을 조금 넘는 30.3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중증정신질환자의 38%는 퇴원 후 갈 곳이 없다는 것”이라며 “지역사회 정신보건기관에 등록, 관리되는 중증정신질환자는 전체의 18.4%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또 국내 정신보건의료는 인력 부족과 예산 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전국 243개 정신건강센터는 직원 2524명이 6만1220명의 관리대상 등록환자를 챙겨야 하는 실정이다. 지난해 기준 정신건강복지센터 1곳당 평균 직원 수는 9.7명으로 사례관리 요원 1명이 약 60∼100명의 등록 정신질환자를 돌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도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게 보건의료노조의 지적이다. 2016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정신건강 전문인력 수를 보면 유럽은 50.7명이지만 한국은 16.2명에 불과하다. 인구 1천명당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수도 독일은 0.27명인데 반해 한국은 0.07명이다.

올해 보건복지부 정신보건예산은 1713억원으로 보건예산 11조1499억원의 1.5%에 불과하다. OECD 주요 국가의 평균 정신보건예산이 보건예산의 5.05%라는 점을 고려할 때 3분의 1수준인 셈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우리나라 정신병원의 국공립 비율은 7.4%밖에 안 된다”며 “정부는 인력과 예산을 늘려 지역사회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정신보건의료시스템을 새롭게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