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맞고소·맞고발

이수기(논설고문)

2019-04-29     경남일보
정치인들의 교육 수준과 사회적 경력은 일반국민보다 높다. 유권자도 정치인을 지도층으로 간주, 높은 도덕 수준을 요구 하지만 왜 정치인들은 폭언·막말을 일삼는 것일까?. 어느 칼럼니스트는 “막말 정치인의 특징은 ‘튀어야 산다’는 생각으로 오버를 잘한다”고 지적했다. 막말이 언론에 대서특필, 영웅주의 심리가 충족된다.

▶최근 국회에 노루발못뽑이와 망치가 등장하는 등 또다시 난장판이 됐다. 후진적 국회의 모습이 참담할 뿐이다.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폭력으로 얼룩, 무더기 고발·고소도 했다. 감금, 욕설, 법안 탈취, 회의장 봉쇄, 집기 파손 등 온갖 폭력이 난무했다. 한동안 사라졌던 낯부끄러운 행태들이 고스란히 재현됐다.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의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싼 여야 대치 와중에 벌어진 극한 충돌이다.

▶‘폭력국회,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썼다. 지긋지긋한 막말도 또 터져 나왔다. 내편이 폭언, 상대당을 비난하면 환호, “바른말을 했다”는 쾌감을 느낀다. 고성, 멱살잡이, 인간 띠, 밀고 당기는 모습은 2012년 국회선진화법 통과 이후 7년 만이다.

▶영국처럼 불문법인 관습법 체계는 아니지만 게임의 ‘룰’을 정하는 선거법 개정은 역대 단 한 번도 여야 합의 없이 처리된 적이 없는 관습이다. 육탄전에 맞고소·맞고발이 능사가 아니다. 다 공멸 안 하려면 여야는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라.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