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치료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박수희(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

2019-05-08     경남일보
최근 정신질환 관련 범죄들이 곳곳에서 일어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해진 질환은 바로 조현병이다. 정신분열증이라 부르기도 한다.

경남지역 조현병 범죄사건 중 예시를 들자면, 일부러 불을 지르고 불을 피해 도망 나오는 사람들을 찔러 죽인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사건 가해자는 조현병을 앓았다. 부산에서는 조현병 환자가 병원에서 무단이탈해 마트에서 흉기를 훔쳐 난동을 부렸고, 50대 조현병 환자가 자신을 돌봐준 친누나를 흉기로 살해하기도 했다. 특히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는 10대 조현병 환자가 윗집 70대 할머니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죽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외에도 조현병 관련 범죄들은 계속 일어났다. 뉴스나 기사에서 ‘또 조현병’이라고 헤드라인을 뽑을 정도다. 사람들은 조현병을 막연히 무서워하기 시작했다. 정신질환자와 더욱 거리를 두게 되었으며 희화화하고 농담으로 쓰기도 했다. 하지만 조현병이 정확히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범죄 사건들로 인해 조현병을 넘어 정신질환자들을 마음 깊이 격리했다.

조현병은 현실을 왜곡하는 기괴한 사고와 혼란스러운 언어를 특징으로 하는 장애를 말한다. 대체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 발병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조현병 평생 유병률은 0.2%다. 우리가 안 걸린다는 보장도 없고 음성 증상을 보이는 게 아니라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불치병도 아니고 숨길만한 병도 아니다. 단지 몸이 아픈 것처럼 정신이 아픈 것에 불과하다.

하지만 조현병 범죄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인식은 바뀌었다. 앞서 말한 대로 더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사람들은 격리해야 한다는 둥, 감시해야 한다는 둥 모든 조현병 환자를 예비 범죄자로 여겼다. 범죄를 옹호하는 건 아니다. 분명 범죄를 저지른 그 사람들은 처벌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건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게 뻔하다. 이 행동으로써 우리는 범죄와 멀어지는 게 아니라 더 가까워진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이해와 배려다. 그래야만 그들은 숨기고 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게 된다. 방치와 날선 눈초리는 그들이 병으로부터 회피하게 만든다. 이는 결국 어디에선가 터지게 되어있다.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배려하고 지켜봐 주어야 한다. 우리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박수희(경남대학보사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