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안정대책은 ‘자린고비’

박도준(지역부장)

2019-05-09     박도준
지난 7일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줄어들고 이란사태가 더해져 국제가격도 올라 일부에서는 벌써 1600원선을 넘어선 곳도 있다. 이 같은 급등세로 서민들의 부담이 가중되자 정부가 유가정책 시기를 잘못 선택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정부는 국제 유가가 치솟자 서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간 유류세 인하 조치를 시행했다. 한시적인 인하조치는 지난 6일자로 끝나 7일부터 인하폭을 14%에서 7%로 내렸다. 그러나 유류세와 국제유가 상승이 겹쳐 1400원대 기름값이 이틀 만에 1500원을 넘어 1600원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이번 주 들어 오른 기름값은 유류세와 상관이 없다. 유류세는 정유사에서 기름이 출고될 때 붙는 것으로 1~2주일 전 물량이다. 에너지 석유시장감시단이 한국석유공사의 유가 정보사이트 오피넷의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전국 주유소의 56%가 7일 일제히 휘발유 값을 올렸다. 지난해 유류세 인하 첫날, 가격을 내린 주유소는 25%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정부 대책은 매점매석이나 판매 기피 행위 접수, 불공정 행위 모니터링도 강화, 알뜰주유소 활성화이지만 효과를 기대하긴 힘들다. 대안은 1970년대 2차례에 걸친 유가파동 당시 국제사회가 중동산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서 ‘저유가’를 이끌어낸 적이 있다. 기름값이 오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자전거 생활화로 고비를 넘길 수밖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자린고비정신이 상책이다.

박도준(지역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