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돈거래' 합천군수의 돌출 고백

“건설업자에게 1500만원 빌린후 착오로 2000만원 갚아” 지역업자 “군수가 직접 선물세트에 봉투 3개로 돌려줘” 경찰 돈 거래 정황 내사…댓가성 밝혀지면 큰 파문 예상

2019-05-13     김상홍
문준희 합천군수가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건설업자로부터 돈을 빌렸다가 선거에 당선된 뒤 이를 갚았다고 직접 밝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문 군수는 1500만원을 빌렸다가 착오로 2000만원을 갚았다고 하는 등 석연치 않은 돈거래 고백에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문 군수는 최근 합천군청 3층 브리핑 룸에서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최근 경찰 내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문 군수는 “지역 건설업자에게 돈을 빌렸다는 소문은 무성하고 갚았다는 말은 없어 오해를 사고 있다”며 “확대 재생산된 루머가 나돌아 곤혹스럽다”며 돈이 오고 간 것을 인정했다.

이어 “돈을 갚는 과정에서 금액을 착각해 빌린 돈보다 많이 갚았다”고 했다.

그는 또 “선출직 공무원이 되는 일은 정말 어렵다. 출마하려는 지인들에게 출마를 포기하도록 말한 적도 있다”며 “언젠가 자연인으로 돌아간다면 선출직 공무원의 어려움 등에 관한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문 군수에게 돈을 빌려줬다고 거론되는 건설업체 대표 A 씨는 1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문 군수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지난해에 돌려 받았다”라고 말해 돈 거래를 사실상 인정했다.

A씨는 “지난 2014년 당시 새누리당 합천군수 경선에서 패한 문 군수를 만나 500만 원을 줬으며 2018년 지방선거 전 다시 1000만 원을 주는 등 총 1500만원을 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 12월 25일 문 군수가 집으로 직접 찾아와 참기름 선물세트 속에 500만원이 든 봉투 2개와 1000만원이 든 봉투 1개 등 총 3개의 봉투에 2000만원을 가지고 왔다”며 “빌려준 돈은 1500만 원인데 가지고 온 돈은 2000만 원이라서 깜짝 놀란 기억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도 500만 원을 돌려줘야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A씨는 합천에서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문 군수와는 초등학교 선후배로 30년전부터 인연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천군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내사를 벌이고 경찰은 문 군수와 건설업자 A씨 사이에 돈 거래 정황을 발견하고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단순한 금전거래인지 선거와 관련한 댓가성 금품수수인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상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