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계절

변옥윤(객원논설위원)

2019-05-15     경남일보
5월은 싱그럽다. 푸르다. 왕성하다. 아름답다. 이름 모를 들풀들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잎은 무성하여 왕성한 광합성으로 열매를 살찌운다. 그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 그래서인가. 정비석은 5월의 하늘을 우러러만 보아도 가슴이 울렁거리는 희망의 계절(청춘산맥)이라 했고 이어령은 일과 왕성한 성취(차 한잔의 추억)를 말했다. 하이네의 5월 예찬은 유명하다.

▶5월은 장미의 계절이다. 엊그제가 서양에서 비롯된 장미의 날(rose day)이었다. 빨간 장미는 열정과 기쁨, 아름다움을, 하양은 순결, 존경을 의미해 주고 받으며 사랑과 신뢰를 확인하는 의식을 갖는다. 그러나 노란 장미는 질투와 사랑의 감소를 의미해 금기시 된다.

▶2년 전 5월, 이 계절에 우리는 희망에 부풀었다. 횃불은 장미선거로 이어졌고 새로운 정부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오늘은 희망과 사랑의 5월이 아니라 먹구름이 몰려와 한바탕 질풍노도가 닥칠 조짐이다. 정치가 그렇고 경제가 그렇고 남북관계가 그렇다.

▶이제 모두가 그 해 5월로 돌아가자. 여당은 집권의 초심으로, 야당은 실정후의 참담했던 마음으로 돌아가자. 원래 약한자는 몽니를 부리기 마련이다. 강자가 달래고 포용하는 것이 정치다. 야당이 센 말로 나서면 여당은 더 센 말로 응수하니 답이 없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장미의 계절, 장미선거로 희망과 사랑을 노래했던 국민에게 그 계절을 돌려줘야 한다. 희망과 사랑의 5월을 노래하게 해야 한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