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승자, 약자=패자’

2019-05-21     경남일보
양보와 소통이 이 시대의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갈등 공화국’임을 정치권을 비롯, 새삼스럽게 확인케 하는 사안들이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났다. 개인이든, 권력자이든 간에 양보는 강자가 하는 것이다. ‘강자는 승리, 약자는 패배한다’는 약육강식의 생존 법칙은 어느 시대, 어느 상황에서나 유효한 절대 법칙이었다. 경쟁 구도 대부분이 강자에게 유리하도록 판이 짜여 있다.

▶집단생활을 한 청동기 시대 이후 그동안 수없이 많은 약자가 타고난 불리함을 극복, 승자로 거듭나는 현실을 목도해 왔다. 가진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약자들이 승리를 거머쥐기 위해 취한 필승 전략은 무엇일까? 약자가 강자와 똑같은 길을 가거나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한다면 절대 패할 수밖에 없다

▶마치 양보는 늘 강자가 해주는 것처럼 인식하는 경향이나 사실은 대부분 약자가 양보를 한다. 약자의 양보는 순리보다 어쩔 수 없다. 양보라는 개념은 어떻게 보면 강자의 논리요, 강자가 만들어낸 속박일 지도 모른다. 쥐도 너무 코너로 몰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다. 쥐를 잡다 쥐에게 물려봐야 안다.

▶우리사회 갈등 상당부분은 불공정 사례에서 비롯된다. 선진사회와 후진사회를 나누는 기준은 갈등을 조정, 관리하는 사회적 역량 여부다. 약자에게 불공평한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강자=승자, 약자=패자’라는 뼈아픈 공식을 더욱 공고히 해왔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