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게시판에 붉은글씨 테러

스프레이로 문 대통령 혐오 문구 경찰, 훼손 용의자 2명 추적나서

2019-05-21     박준언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도식을 하루 앞둔 21일 오전 김해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 안내 게시판이 훼손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과 봉하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께 묘역을 찾은 참배객이 봉하마을 저수지로 올라가는 길옆에 세워둔 게시판에 ‘문XX은 감옥으로, 황 대표는 청와대로’, ‘뇌물 먹고 자X했다’는 등 혐오 문구가 적힌 글을 발견했다.

이 참배객은 대통령 사저와 묘역을 경비하는 경찰에 즉시 신고했다. 게시판 글은 묘역 관리를 맡고 있는 노무현재단 측에 의해 제거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이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이날 오전 5시께 2명이 게시판에 접근해 게시판을 훼손하는 장면이 확인됐다. 경찰은 아침 일찍 봉하마을을 찾은 사람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경찰은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묘역 주변에 의경 8개 중대 등을 포함, 450명가량을 배치할 계획이다. 노무현재단 측은 행사 당일 5000여 명이 추도식을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10주기를 맞은 올해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현직 의원들, 현 정부 인사들 외에도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도 참석할 예정이다.

경찰은 교통 안전·관리 업무 등 기본적인 업무 외에 돌발 상황 등에 대비해 사복 경찰도 배치한다. 과거 추도식에서는 비노(非盧)계 인사들을 향한 물세례가 발생하거나 욕설·야유가 오가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은 23일 오후 2시부터 봉하마을 묘역에서 진행된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