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2019-05-23     경남일보
무라카미 하루키는 무라카미 류와 함께 일본에선 가장 존경받고 인기 있는 작가이다. 그의 소설 노르웨이의 숲, 해변의 카프카, IQ84, 태엽감는 새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읽혀 많은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비틀츠와 재즈를 좋아하는 올해 갓 70세가 된 일본의 전후세대이다.

▶그가 최근 자신의 아버지는 중일전쟁에 참전한 일본군이었다고 자백했다. 또한 직접 중국인을 살해한 경험을 들은 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난징대학살에 대한 일본의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그는 단 한 번도 한국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우리나라에 대한 일본의 사죄와 책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정신대문제와 강제징용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배상문제로 한일관계가 극도로 경색된 가운데 나온 일본의 양심 무라카미 하루키의 언급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문학인은 그 시대, 그 사회의 양심이기 때문이다. 그의 명성이 세계적인데도 그가 커밍아웃한 것도 작가의 양심에서 비롯된 것일 것이다.

▶일본은 최근 G20을 앞두고 한일관계 개선을 꾀하고 있다. 우리 대통령이 답을 내 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답은 일찍이 동서양을 섭렵한 무라키미 하루키가 갖고 있다. 그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나 태엽감는 새 등에서 나오는 주인공처럼 일본은 스스로 깨닫는 긴 여정을 직접 경험해야 할 것 같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