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얼굴없는 우체통 기부천사’

4년째 선행 이어져

2019-05-26     김상홍
합천의 한 우체통에 4년째 ‘얼굴없는 기부 천사’의 온정이 전해져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26일 합천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합천읍 소재 한 우체통에서 주소와 받는 사람이 없는 흰 봉투를 발견했다.

봉투 안에는 5만 원권 지폐 20장이 들어있었다.

겉봉 노란색 포스잇에는 “개인적인 이익보다 어려운 주위 분들 한 번쯤 뒤돌아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얼마 안 되는 금액입니다. 도움이 되었어(으)면…”이라고 적혀 있었다.

군은 기부방식과 메모 등을 미뤄 지난 2015년부터 우체통을 통해 온정을 보내온 사람과 같은 인물이 또 선행을 펼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체통 기부천사로 불리는 신원미상의 인물은 2015년 9월 처음 우체통에서 집배원이 발견한 후 11월과 2016년 2월과 6월, 2017년 1월, 8월, 12월 그리고 2018년 11월 등 총 9회에 걸쳐 530여만 원이 든 봉투를 남겼다.

이 봉투를 수거한 합천우체국은 9회에 걸친 기부금을 합천군 주민복지과에 모두 전달했다.

돈이 든 봉투에는 매번 “얼마 안 되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한다”, “소년·소녀 가장에게 따뜻한 밥 한 끼라도 줄 수 있을지…” 등의 메모를 함께 남겨 주위에 감동을 안겼다.

군은 메모지에 적인 글씨체가 비슷해 같은 사람이 기부한 것으로만 추측하고 있다.

합천군은 기부천사의 의견을 반영하여 지역내 저소득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성금 전액을 사용할 계획이다.

문준희 군수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우체통 기부천사’가 여름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찾아와 고맙고 감사드리고 얼굴 없는 천사의 변함없는 기부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며 “어려운 이웃에게 그 마음까지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상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