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獨裁)

정영효(객원논설위원)

2019-05-27     정영효
정치권이 독재자 논쟁으로 시끄럽다. 대통령을 비롯해 여당, 야당 가리지 않고 ‘독재자’ 발언을 마구 쏟아내고 있다. 발언 수위도 우려할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들을 지켜보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실망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한심하기까지 하다. 특히 이들이 우리나라를 이끌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정치인이라는 점에서는 자괴감 마저 든다.

▶한국당은 현 정권과 민주당을 ‘좌파독재’라고 규정하고, 강경투쟁 중이다. 황교안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진짜 독재자 후예(김정은)의 대변인’이라고 비하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현 정권을 ‘좌파독재의 화신’, ‘재정독재’이라고 도 했다. 현 정권과 여당에 대한 독재자 발언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점입가경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실상 한국당을 겨냥해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비판해 독재자 논쟁의 중심에 섰다. 민주당 또한 반발하는 황 대표에 대해 ‘도둑이 제발 저린 꼴’, ‘스스로 독재자의 후예라고 자백하는 수준’이라며 맞받아 치고 있다. 서로가 상대방을 ‘독재자 프레임’에 씌우고자 하는 모습이 볼썽사납다. 독재자 논쟁이 확전되는 추세여서 걱정스럽다.

▶지금 정치권이 벌이는 독재자 논쟁에서 상대에 대한 포용과 관용의 정신은 아예 찾아 볼 수 없다. 히틀러, 무솔리니, 스탈린 등 세기의 독재자들 행동에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적을 포용하고, 적에게 관용을 베푼 적이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정치권이 하는 짓이 세기의 독재자들 행동과 딱 닮아 있다. 모두가 도긴개긴이다.
 
정영효(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