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콧대 높던 아파트 무슨 일…

혁신도시 공공기관 특별분양…'웃돈 5000만 원' 호황 사라져 입주 앞두고 프리미엄 실종…비 선호층 '마이너스 피'까지

2019-05-27     강진성
진주혁신도시 공공기관에 다니는 A씨는 고민에 빠졌다. 3년 전 이전기관 직원 특별공급으로 받은 아파트 잔금 납부 때문이다. 한때 웃돈이 5000만원 넘게 거래가 됐던 아파트는 내달 입주를 앞두고 ‘무피(프리미엄 0원)’가 됐다. 잔금을 치러야 하지만 서울에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에 대출 때문에 자금융통이 여유치 않다.설상가상 전세시세도 뚝 떨어졌다. 아파트 분양가격은 3억원이지만 전세는 1억 6000~7000만원에 형성되고 있다.

황금알로 불리던 이전기관 특별분양이 부동산침체에 애물단지가 됐다. 2016년~2017년 혁신도시 아파트 분양은 그야말로 광풍이었다. 기존에 분양됐던 혁신도시 아파트는 분양가 대비 1억원 이상 오른 상태였다.

당시 아파트 분양권은 ‘로또’로 불렸다. 상대적으로 물량이 적은 일반분양은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전기관 특별분양도 당첨이 쉽지 않았다.

혁신도시법에 따라 혁신도시내 아파트 공급은 최대 70%까지 이전기관 직원에 배정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상대적으로 당첨되기 쉬운 특별분양을 ‘특혜분양’으로 비꼬기도 했다.

이전기관 직원 B씨는 “그때는 워낙 가격이 높게 형성돼 특별공급을 신청 안하면 바보소리를 들을 때였다. 서울에 가족이 있는 단신 이주자들도 일단 받고 보자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가격이 하락하던 분양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떨어졌다.

내달 중순 입주에 들어가는 중흥S-클래스(A-12블록)는 위치, 유형에 따라 인기가 없는 곳은 마이너스 프리미엄까지 나타났다.

지역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중흥S-클래스는 프리미엄이 높을 때는 5000~7000만원이 형성됐었다”며 “지금은 로열층 등 위치가 좋은 곳만 프리미엄이 조금 형성돼 있다. 프리미엄이 없거나 비선호 유형이나 저층의 경우 마이너스가 형성된 매물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 분양된 주상복합(C-2, C-3, C-4), A-6블록은 프리미엄이 없거나 마이너스 매물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전기관 특별공급은 전매제한 기간이 3년이지만 등기를 완료하면 매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취등록세, 중도금 이자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본전을 찾기 어려운 분위기다.

이전기관 관계자는 “실제 가족과 입주할 직원들은 크게 문제가 없겠지만 단신 이주자들은 잔금 문제로 고민이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그림=박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