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꿈

정영효(객원논설위원)

2019-06-10     정영효
6월이면 유달리 열사들이 생각난다. 호국보훈의 달이기도 하지만 이한열 열사가 산화한 6월 민주항쟁이 일어났던 달이기도 하다. 6월 민주항쟁은 전두환 군사정권의 장기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1987년 6월 10일부터 29일까지 전국에서 일어난 범국민적 반독재, 민주화 운동을 일컫는다.

▶대한민국의 민주화는 많은 열사들이 희생한 덕택이다. 이승만 정권에서의 김주열 열사, 박정희 정권에서의 전태일 열사, 전두환 정권에서의 박종철·이한열 열사 등등. 많은 열사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존립할 수 있었다. 즉, 독재와 불의에 맞서 항거한 열사들 목숨의 댓가로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이다.

▶6월 민주항쟁 주축세력은 당시 그 누구 보다도 독재와 불의, 독선, 불평등, 억압 등을 거부했고, 항거했던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32년의 세월이 흘렸다. 당시 민주항쟁 주축세력들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지금 이들의 행태는 당시 독재정권 세력들이 했던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정치 분야를 보면 민생은 뒷전인 채 권력 유지 혹은 쟁취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경제·사회 분야에는 불평등과 차별·억압이 여전하다. 열사들이 이루고자 했던 세상과는 거리가 멀다. 열사들과 함께 했던 6월 민주항쟁 주축세력들이 대한민국을 주도하고 있으나 당시 열사들이 꿈꿨던 열망 대로 나라를 이끌어 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독재 세력이 했던 행태를 너희도 하고 있느냐”며 꾸짖는 열사들의 절규가 들린다.
 
정영효(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