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 엿보기(5)든바다, 갓바다, 난바다, 한바다

2019-06-12     경남일보
들여름달 5월이 훌쩍 지나고 이제 말 그대로 여름으로 가득할 온여름달 6월을 맞았습니다. 지난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더워지면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겠지요. 여러분은 ‘바다’ 하면 어떤 말이 떠오르시는지요? 제 둘레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여러 가지 낱말을 떠올리시긴 했지만 바다 이름을 말하는 분은 없었습니다. 아마 머릿속에 그런 낱말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바다’와 아랑곳한 토박이말을 몇 가지 알려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날씨를 알려주는 분이 거의 날마다 바다 날씨 이야기를 할 때 쓰는 ‘앞바다’와 ‘먼바다’는 자주 들어서 아실 것입니다. ‘앞바다’는 ‘거리를 따졌을 때 뭍(육지)에서 가까운 바다’를 가리키는 말로 한자말 ‘근해’, ‘연근해’와 비슷한말입니다. 그런데 이 ‘앞바다’와 비슷한 뜻을 가진 토박이말이 두 가지더 있는데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먼저 ‘든바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뭍으로 둘러싸인, 뭍에 가까운 바다’로 한자말 ‘내해’, ‘내양’과 비슷한말입니다. 이와 비슷하지만 뜻이 조금 다른 말로 ‘갓바다’가 있습니다. 이 말은 ‘뭍에서 가까운 바다’라는 뜻으로 ‘앞바다’와 뜻이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근해’라는 말을 써야 할 때 ‘갓바다’라는 말도 떠올려 써 보면 좋을 것입니다.

‘먼바다’는 ‘거리를 따졌을 때, 뭍(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를 가리키는 말로 한자말 ‘원해’, ‘원양’과 비슷한말입니다. 이와 비슷한 뜻을 가진 토박이말로 ‘난바다’가 있습니다. 말모이(사전)에서는 비슷한말로 풀이를 해 주고 있는데 아는 사람도 많지 않고 쓰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말입니다.

‘난바다’와 비슷한 뜻을 가진 토박이말에 ‘한바다’가 있습니다. 말모이에서는 ‘뭍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깊고 넓은 바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가게 이름에서나마 가끔 볼 수 있는 말이긴 합니다.

이렇게 알고 보면 바다를 가리키는 이름이 여러 가지 있지만 말모이(사전)에서도 비슷한 말로 묶어 알려 주지 않고 배곳(학교)에서는 한자말만 가르치고 배우니 알고 쓰기가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이제 ‘앞바다’와 비슷한말로 ‘든바다’, ‘갓바다’가 있고, ‘먼바다’와 비슷한말로 ‘난바다’와 ‘한바다’가 있다는 것을 아셨으니 앞으로 많이 그리고 자주 써 보시기 바랍니다.

이창수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