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용거제시장의 면담요청

실사단 “지자체와 현장실사는 관계가 없다”

2019-06-12     김종환
12일 오전 10시 58분께 현대중공업 조용철 부사장과 실사단장인 강영 전무 등 10명이 거제시 옥포동 소재 애드미럴호텔에 도착했다.

이들은 대기중인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후 마중나온 대우조선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아 호텔 2층 회의실로 향했다.

조 부사장은 호텔 정문 입구에서 ‘언제까지 실사를 할 생각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될 때까지 해야 안되겠느냐”며 단호하게 말했다.

또 ‘노조가 계속 실사를 거부하면 실사 기간을 연장할거냐’는 질문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

이와함께 ‘연장 기간은 얼마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2주도 될수 있고 더 늘어날수도 있다. 될 때까지…”라고 강조했다.

실사단은 이날 미리 와 기다리고 있던 변광용 거제시장과 회의실 입구에서 만나 인사를 나눈 후 변 시장이 “기업결합 심사 절차를 지켜본 후에 현장실사를 진행해도 되지 않느냐”고 말하자, 실사단은 “지자체와 현장실사는 관계가 없다”며 면박성 발언을 했다.

이에 변 시장이 “1분이라도 좋으니 잠깐만 얘기 좀 하자”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다음에 별도로 만나자”며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변 시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회의실 밖에서 시 관계공무원들과 10여분을 대기하다 이날 오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만나기 위한 상경 일정으로 결국 실사단과 제대로 된 대화 한 마디 나누지 못한 채 자리를 뜨는 수모를 겪었다.

현장을 지켜보던 거제시 관계자는 “노조와 대화하러 왔다는 사람들이 관할 지자체장의 간곡한 대화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면서 “저런 태도로 노조와 진심으로 대화가 되겠느냐”며 실사단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이날 실사단이 변 시장 등을 대하는 태도와 말투에 대해 일부 현장관계자와 취재진들은 “마치 점령군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경찰은 호텔 외곽에 1개 중대 100여명과 2층 회의실 주변에 사복형사 4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김종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