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숙 작가 열번째 개인전시회

창동예술촌 리아갤러리

2019-06-27     이은수
국내에서 독창적인 ‘꼬아 붙이는 기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현숙 화가가 창동예술촌 리아갤러리에서 지난 25일부터 ‘10회 개인전’을 열고 있다.

2019 창동예술촌 기획 정현숙 작가의 제10회 개인전의 주제는 ‘사랑의 아련한 추억(Nostalgia of A Love)’이다. 정 화가는 일관되게 따스한 사랑을 주제로 유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살아온 인생에 대한 추억들을 화폭에 담고 있다.

정 작가는 어린 시절 자연을 친구삼아 논두렁 밭두렁을 뛰어 다니며 흙과 함께 살아왔다. 감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날이면, 감꽃으로 왕관을 만들어 써 보기도 하고, 꽃 반지도 만들었다. 할아버지가 만들어 주신 멍석위에서 국수도먹고 소꿉놀이를 하며 노는 장난을 하다 잠들곤 했다. 동화 속의 주인공으로 살아온 추억들이 가슴속 깊이 남아 있다고 했다. 격자문양에서 깔아논 멍석의 여유와 섬유질의 푸근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정 작가는 지난해 제9회 개인전에 이어 올해에도 캔버스 위에 종이를 테이프 형태로 만들어 ‘꼬아서 붙이는 기법(Twist Attaching Process)’을 다양하게 시도했다. 이러한 기법은 시각적인 형상과 공간적인 개념을 형상화 시켜 캔버스라는 현실 공간에 진보적이며 형이상학적인 방법으로 입체감을 표현한 공간개념 창작을 시도했다. 옵아트적 기법의 평행선이나 무늬, 문양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형태의 화면은 시공을 넘나들며 다양한 상상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꼬으는 횟수에 빛이 반사되는 각도와 위치에 따라 빛과 어둠의 방향이 모두 제 각각 다르게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꼬으는 횟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빛의 반사가 수없이 많아져 작가의 감정이 함축되고, 평활(平闊)할수록 빛의 반사는 적어지며 단촐한 감정을 보인다.

이렇게 빛의 반사를 통해 발생되는 밝고 어두움의 조각들은 일상 속의 희노애락을 표현하기도 하고, 드러난 ‘외적인 나’와 감추어져 있는 ‘내면의 나’일수도 있다. 또한 작품속에 감추어진 황금빛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찾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다.

정현숙 작가는 “두렵고 떨린 마음으로 작업을 한 적도 있으며,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를 할까’하는 생각도 가끔 들었지만 인생의 본질인 ‘사랑’은 결코 포기할 없는 주제였다. 고난한 여정이 지나고 지금은 행복한 마음”이라며 “사유의 개념들을 공간적, 감각적인 방법으로 통합하고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창작 활동은 평생 주어진 연구 과제”라며 “다양한 형태로 ‘비틀어서 붙이는 기법’을 계속 도전해서 작품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정현숙 작가는 호남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창원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재학 중이며, 경남창작미술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