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 막말과 말꼬리 잡기

2019-07-02     경남일보
범여권의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이후 국회공전과 함께 여야가 막말·말꼬리 잡기(말 중 잘못 표현된 부분의 약점)가 점입가경이다. 막말·말꼬리 잡기 정치가 연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여야는 어떡하면 서로에게 비수를 꽂을 수 있을까 오직 그것만 생각하는 모양이다. 여야를 막론, 한번 잡은 말꼬리는 끝을 모른다.

▶자극적인 막말이 말꼬리 잡기로 이어져 또 다른 막말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끊이지 않는다. 문제가 확대되면 우선 변명으로 일관하다 나중에는 짤막한 사과 한마디면 끝이다. 마음을 담은 사과면 좋으련만 그것까지 기대하기란 우리 국회의원의 형태로 봐서 쉽지 않아 보인다.

▶국회가 제 역할을 하려면 내로남불의 악순환을 끊고 역지사지의 지혜로 통큰 정치를 해야 한다. 네탓 공방과 막말·말꼬리 잡기에 몰두하는 찌질한 정치는 불신과 혐오만 부추길 뿐이다. ‘진흙 밭 싸움’뿐인가에 분노한 국민의 마음속은 지금 터지기 일보직전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막말·말꼬리 잡기 공방은 국민들을 짜증나게 하는 소음이나 다를 바 없다.

▶여야의 원내대표들의 자극적인 막말·말꼬리 잡기는 계산이 깔려 있다. 의도성을 지닌다. 그래도 막말·말꼬리 잡기는 정도가 있어야 한다. 상대를 조롱하고, 저주하는 막말·말꼬리 잡기는 누워서 침 뱉기다. 더럽다고 ‘퉤퉤’했지만, 부메랑이 되어 고스란히 언젠가는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