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록물 보존·관리 만전 기해달라"

김승태 선생 후손 김해시에 촉구 조순남 여사 독립유공자 서훈 추진

2019-07-03     박준언
속보=우여곡절 끝에 발견된 1919년 김해 장유 독립운동 기록이 담긴 내방가사 ‘김승태만세운동가’(본보 2일자 5면)의 주인공 김승태 선생의 후손들이 김해시에 민간기록물에 대한 발굴과 보존에 만전을 기하라고 촉구했다.

김 선생의 후손 김융일씨와 김해3.1운동독립운동기념사업회 김광호 회장 등은 3일 김해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5년 김해시에 기증된 후 행방을 알수 없어 애를 태웠던 ‘김승태만세운동가’의 원본이 김해시청 지하문서고에서 발견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역사에 대한 사료와 민간기록물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연구, 보존 등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승태만세운동가 기록에는 (당시)3000명의 군중이 가담했으며 독립운동의 전개과정, 투옥, 면회에서 출옥, 출옥 후 마을의 표정 등이 상세히 기술돼 있어 어느 역사적 기록물 못지않은 가치가 있다”며 “김해의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고귀한 문화재가 될 것으로 확신하는 만큼 학자와 유관기관 등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미루어 볼 때 지금도 많은 곳에서 근현대사 사료에 대한 무지와 경시로 사료의 분실과 멸실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라며 “역사의 책임에 충실하게 임하는 공무원이 많이 나오길 기원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내방가사를 기록한 김승태 선생의 어머니 조순남(1860∼1938) 여사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 신청도 추진된다.김승태 선생의 손자 김융일(77) 씨는 국가보훈처에 조순남 증조할머니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 신청을 했으며 오는 11월께 심사결과를 통보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씨는 공적조서에서 “그동안 아들 김승태의 행적에만 초점이 맞춰져서 조순남 할머니의 독립운동가적 행적이 주목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김승태만세운동가를 통해 독립운동 현장을 1년여에 걸쳐 사실적으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이 또한 독립운동의 한 형태로 인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방가사에는 독립운동을 하다 체포돼 6월 5일 부산지방법원으로 끌려가는 김승태가 어머니 조순남 여사를 바라보며 눈물을 보이자 아들의 등을 쓰다듬으며, “남아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금도 주저하지 말고 사실대로 말하라”라고 기록돼 있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