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로왕 탄생지 찾아든 백로 떼 어쩌나?

인근 주민 소음·악취 호소...시 마땅한 대책 없어 난감

2019-07-15     박준언
수로왕 탄생설화가 깃든 김해 구산동 구지봉 일대에 매년 수백 마리의 백로 떼가 둥지를 틀면서 인근 주민들이 악취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김해시는 생태환경보호와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대책을 강구 중이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민 중이다.

김해시는 사적 제429호인 구지봉 소나무 숲에서 서식 중인 백로 떼와 인근 주민들이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허왕후릉 바로 뒤편인 이 숲에는 매년 4월이면 백로 떼가 찾아와 동남아로 떠나기 전인 9월까지 서식하며 새끼를 낳고 있다.

이 백로들은 주민들이 깊은 잠을 자는 오전 3시께부터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는가 하면 먹이 활동을 하면서 배설물을 쏟아 내고 있다. 이로 인해 여름철에는 역겨운 냄새로 창문조차 열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사적지에 있는 수백 년 된 아름드리 소나무 훼손도 적지 않다.

김해시는 민원 해결을 위해 지난 9일 아파트주민, 환경단체, 관계부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개최했다.

현재까지 나온 묘안은 대체 서식지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소방대와 인력을 동원해 새끼 부화가 끝난 둥지를 철거하고, 소나무 아래 곳곳에 있는 배설물을 깨끗이 청소하는 방안도 나왔다.

김해시 관계자는 “김해를 찾는 백로 떼를 받아들여 아름다운 공존을 할 수 없는지 모색하고, 주민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해 대체서식지를 비롯한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