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바뀌는 KAI '우려와 기대감' 교차

■김조원 사장 청와대 민정수석 사실상 내정 방산비리 등 위기 상황에 구원투수로 등장 경영혁신 조직안정 등 중요한 시기에 교체 앞으로 정부지원 강화 등 중요 역할 기대도

2019-07-24     문병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김조원 사장이 사실상 민정수석에 내정되자 ‘선장’이 교체되는 KAI는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고 있다.

김 사장은 KAI가 방산비리 혐의로 끝없이 추락할 당시 취임해 내부를 수습하고 조직을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적자에 허덕이던 KAI를 흑자로 전환시키는 경영마인드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미래 핵심 사업들도 하나씩 가시적 초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새로운 KAI’ 건설 과정에서 ‘선장 교체’가 향후 어떤식으로 작용할지 회사 임직원과 지역민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조원 사장이 3년 임기의 KAI 사장으로 취임한 것은 2017년 10월26일. 방산비리혐의로 수사를 받아온 하성용 전 사장이 사임하면서 위기에 빠진 KAI의 ‘구원투수’로 등장하게 됐다.

당시 감사원 출신의 고위공직자가 KAI 사장으로 내정되자 우려의 목소리들이 KAI 내부는 물론 항공업계 곳곳에서 들려왔다. ’항공 전문가도, 전문 경영인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KAI를 이끌 수 있겠느냐”는 말부터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를 앉혔다”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이를 의식이라도 한 듯 김조원 사장은 취임사에서 “2030년 매출 20조원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혁신과 성장, 상생 등 3대 과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항공우주기업으로 성장을 이루고 지역사회, 협력업체의 발전도 KAI의 주요 가치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취임과 동시에 새로운 경영시스템 구축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경영혁신TF’를 구성해 인사, 재무, 회계, 구매, 영업 등 업무 전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는 방안을 수립해 나갔다. 또한 미래 전략사업과 연구·개발 업무의 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 전반의 혁신도 추진하고 특히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래 핵심역량을 높여 나갔다. 방산비리혐의로 검찰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은 지 5개월여 만으로 방만한 조직의 슬림화를 위해 본부를 절반가량으로 줄이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해 슬림화시켰다.

결과는 1년 뒤 나타났다.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건 KAI는 작년 1분기 매출액 6412억 원, 영업이익 410억 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9%, 영업이익은 276% 증가하는 등 흑자로 돌아섰다.

조직을 안정화 시킨 김 사장은 미래 먹거리사업이자 핵심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적극 나섰다. 항공MRO사업 확정과 한국형전투기(KF-X)사업, 우주센터 착공 등 밀린 숙제들을 하나 둘 해결해 나가고 있었으며 KAI가 생산하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수리온, 파생헬기 등의 해외 수출을 위해 동남아와 남미 등 세계 각국을 누비기도 했다.

김 사장은 2년 여 KAI에 몸담으면서 많은 족적을 남겼다. 그런 그가 임기 1년을 남겨 놓고 자리를 떠나면서 KAI 내부는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임기동안 KAI를 반석에 올려놓고 가야 하는데 아쉽다”는 반응과 “KAI가 가장 어려울 때 취임해 누구보다 KAI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향후 KAI가 가야할 방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KAI에 대한 정부지원 강화 등에 큰 힘이 될 것”이란 기대가 함께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아르헨티나 공군이 차기 전투기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 경공격기를 선정했다고 군사안보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NI)가 보도했다. KAI의 입찰 조건은 밝혀지지 않았다. KAI 측은 FA-50 선정에 대한 외신보도에 대해 “아직 수출협상 중”이라면서 아르헨티나와 협상중인 FA-50전투기 판매 수량은 8대(제인스 10대)라고 밝혔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