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쥐꼬리 예산, 무등급 가드레일 교체사업 ‘하세월’

2019-08-06     경남일보
고속도, 국도, 지방도 등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리던 자동차가 무등급 가드레일 너머 경사지 아래로 굴러 떨어져 사망, 중상을 입는 사고가 전국적으로 빈번하다. 진주국토관리사무소가 관리하는 경남 13개 시·군 내 국도변에 설치된 방호울타리(가드레일 등) 중 안전등급이 확보되지 않은 것은 대략 40%에 이른다. 전국적으로 교체·보강대상에 오른 방호울타리는 8975㎞, 이 중 60%에 해당하는 5400㎞의 구간은 2020년에야 안전 등급으로 바뀔 계획이다. 남은 구간까지 모두 변경하는 데는 향후 5년 이상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0년 인천대교에서 버스가 방호울타리를 뚫고 추락해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등 각종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 2012년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을 개정했다. 국토교통부와 각 도로 관리 주체가 과거에 설치됐던 무등급 방호울타리를 안전등급으로 교체·보강하는 작업에 착수했지만 지침 개정 후 7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교체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리막길 교통사고를 키운 것은 안전 등급이 없는 무등급의 가드레일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내리막 굽은 도로여서 높은 등급 방호울타리가 설치돼야 하지만, 도로 개통 당시 설치된 울타리가 지금까지도 그대로 남아 피해를 키운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예산 때문에 무등급 가드레일 교체작업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리막길은 평소 교통량이 많지 않은 데다 예산 확보 등의 문제로 인해 사실상 방치된 탓에 인명피해를 키운 셈이다. 보강이 이뤄지지 않은 이 방호울타리는 결국 차의 충격을 이겨내지 못하고 무너지면서 많은 사상자를 낼 수밖에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과거에 설치한 방호울타리도 튼튼해 보이지만 사실상 무등급은 안전성이 거의 없다. 지금 같은 쥐꼬리 예산으로 교체 때는 무등급 가드레일 교체사업은 ‘하세월’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