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2019-08-11     김응삼
정부가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대한 대응 카드로 검토했던 ‘한국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일본 제외’ 결정을 보류했다. 일본 정부도 지난달 4일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의 수출 규제 강화를 밝힌 뒤 34일 만에 첫 수출 허가를 내줬다. 양국이 공세를 잠시 중단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한·일 양국간 경제 전쟁이 극에 달했을 때 양국 정치인들 발언은 ‘과유불급’(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 ‘일본 경제 패망론’, 도쿄 여행 금지 검토 등 연일 감정적 대응에 앞장섰다. 급기야 ‘내년 도쿄 올림픽 보이콧’을 논의하겠다는 움직임까지 벌어졌다. 특히 최재성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도쿄 올림픽은 일본 스스로 ‘후쿠시마산 식탁’을 꾸미겠다고 한 것 아닌가. 일본은 방사능 오염 실태에 대해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고 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에토 세이아치 총리 보좌관은 지난 1일 방일한 여야 정치인들에게 “한국은 매춘 관광국”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에토 보좌관은 “나는 올해 71세인데 한국에 한 번 가봤다. 과거 일본인들이 매춘관광으로 한국을 많이 갔는데, 그런 걸 싫어해서 가지않았다”고 말했다.

▶한·일 정치인들의 ‘과유불급’은 양국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고 했다. 한국 내 방일 감정, 일본 내 반한 감정을 부추기면 사태는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양국 정치권은 과도한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성숙한 자세로 이번 사태를 풀어나가야 한다. 특히 양국 모두 공존을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

김응삼 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