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의 갈등은 탐욕에서부터

이석기(수필가)

2019-08-18     경남일보
우리 인간은 강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육체적 정신적으로 허약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혼자의 힘으로는 살아가기 어렵다. 허약한 까닭에 많은 사람과 만나 여러가지 관계를 맺고 살아가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고,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들과의 만남으로써 많은 일들이 생기고 이런 저런 기쁨과 슬픔이 빚어지기도 한다. 인간이 겪는 괴로움과 번거로움도 대부분 서로의 삶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서로가 좋은 관계만으로 살아갈 수 없는 것이 인간과의 만남이다.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도, 질투나 분노, 후회나 걱정의 심리가 오가게 하는 것 역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남의 일보다 먼저 자기 일을 생각함으로써 의견이 안 맞아 서로 충돌을 일으킨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해관계로 말하면 서로 돕고 아끼는 편이 유리할지라도 만나면 대립과 갈등의 일면이 먼저 나타나기도 한다.

갈등이란 직장 동료 간에도, 절친한 사람들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이해관계를 따져 서로 맞서서 이기기보다는 다 같이 힘을 합하여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구하는 편이 이롭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맞서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것은 인간이 상당히 높은 지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욕심 때문에 스스로를 어리석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간에게는 옳고 그름을 적당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리석음의 늪으로 빠질 때는 오직 탐욕 때문이기도 하다. 가령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을 위해 좋은 걸 가지고 싶고 또 쌓아두고 싶어 한다. 실로 욕심을 버리고 살아가기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욕심과 욕심이 부딪쳐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모름지기 욕심과 감정의 불길이 타오를 땐 인간의 지성도 설자리가 없고, 어리석음도 막을 길이 없다. 다만 우리가 욕심을 조금씩 줄여 나간다면 어리석음의 늪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 욕심을 내려놓는다는 건 삶의 의욕까지 버리라는 뜻이므로 다만 욕심을 조금씩 줄여나가자는 뜻이다. 욕심을 줄일 때 갈등도 줄어들게 될 것이며, 마음 또한 여유로움이 생겨 좀 더 좋은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