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비(處暑雨)

2019-08-22     경남일보
오늘(23일)은 여름 더위가 가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處暑)다. 더위가 한풀 꺾여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기운이 느껴지나 한낮 무더위는 여전하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처서 무렵의 날씨를 매우 중요시했다. 한해 농사의 풍흉(豊凶)이 처서 무렵 날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처서 무렵에 내리는 비를 ‘처서비’라고 한다. 이 시기에 비가 오게 되면 그동안 잘 자라던 곡식은 흉작을 면치 못한다. 맑은 바람과 왕성한 햇살을 받아야만 열매가 잘 맺히는데, 비가 내리면 빗물이 들어가고 결국 제대로 자라지 못해 썩기 때문에 제대로 수확이 어렵다. 그래서 처서에 비가 내리면 흉년이, 비가 내리지 않으면 풍년이 된다고 한다.

▶처서비는 농민에게는 매우 달갑지 않은 존재다. 이 시기에 처서비가 내리는 것을 몹시 꺼리고, 오지 않기를 농민은 바란다. ‘처서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감하고,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 백석을 감한다’고 하거나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고 하는 말이 회자되는 이유다. 처서비가 많이 내리면 농심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일본이 지금 하는 짓이 처서비다. 강제징용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경제 침략 중이다. 성숙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한국 경제를 흉작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나라에 침략 전쟁을 벌였고, 위안부, 강제징용 등 반인류적 만행을 자행해 처서비가 됐던 전력이 있다. 또 일본이 한국과 세계 경제에 처서비가 되려고 하고 있다.
 
정영효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