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구하기 vs 읍참마속

2019-08-27     경남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잇딴 의혹과 논란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딸의 논문 및 부정 입학 의혹, 사모펀드 의혹, 친동생 부부의 위장 소송·이혼 및 부동산 위장 거래, 웅동학원 부실 운영 의혹, 친동생의 교사 채용비리 및 사채 의혹 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조 후보자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와 민주당은 조 후보자 구하기에 나섰다. 한국당 등 야당은 조 후보자의 사퇴 혹은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조국 사태는 정치권의 힘겨루기로 양상으로 번졌고, 고려대·서울대·부산대 등 학생들은 촛불집회를 열며 장관 후보직 및 교수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조국 사태가 일파만파다.

▶조국 사태에서 1998년 개봉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고사성어 ‘읍참마속(泣斬馬謖)’이 오버랩된다. 이 영화는 목숨을 잃을 위험까지 감수한 여덟 명 대원들이 라이언 일병을 구출하는 작전을 다룬 전쟁영화다. 개봉 후 과연 한 명의 생명이 여덟 명의 생명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고, 작전을 명령한 지휘부의 정당성도 논란거리였다.

▶‘읍참마속’은 울면서 마속을 벤다는 뜻의 고사성어로 ‘공정한 업무 처리와 법 적용을 위해 사사로운 정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제갈량이 대패한 최측근 마속의 목을 눈물을 머금으며 베어 대의를 따랐다는 고사에서 유래됐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 지휘부가 될 지, 아니면 제갈량이 될 지는 청와대와 여당의 선택이다. 선택에 따른 책임도 그들 몫이다.
 
정영효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