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용어

2019-09-02     박도준
지난 10월 29일은 경술국치일 이었다. ‘역사의 치욕과 수모를 잊지 말자’며 경남 곳곳에서 조기를 게양했다. 경술국치일은 1910년 8월 29일 일본제국주의에게 나라의 주권을 빼앗기고 암흑의 36년간을 맞이한 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날이다. 역사의식이 없는 사람들은 이를 한일합방이라 한다.

▶한일합방(韓日合邦), 사전적 의미는 한국이 원해서 일본과 하나로 합쳤다는 뜻이다. 일본의 역사관점에서 쓰는 말이다. 해방(解放)도 구속이나 억압, 부담 따위에서 벗어나게 함이라는 뜻으로 일본이 우리나라를 소와 개처럼 풀어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재 신채호는 ‘역사는 아(我)와 비아(非我)간의 투쟁’이라 했다. 역사는 나의 관점에서 기록된다. 그럼에도 개념 없이 일본사관에서 하는 이런 말들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역사용어는 그 나라의 국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해방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많다. 빼앗긴 주권을 다시 찾았다는 광복(光復)이라는 말이 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광복절로 지정했음에도 말이다. 을사조약도 마찬가지다. 고종의 직인이 찍히지 않은 강제에 의한 불평등 억지조약으로 을사늑약이다. 광복 74주년이 지난 지금도 이런 말을 쓰고 있음은 순국선열에게 부끄러운 일이다.

박도준 지역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