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의 공포

2019-09-22     정만석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2%대 달성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1965년 이후 처음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디플레이션(deflation)이란 경제 전반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현상을 말한다.

▶1930년대 대공황이나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역시 디플레이션으로 시작됐다. 특히 일본형 장기불황 일명 ‘J(Japanification·재패니피케이션)의 공포’ 당시에 일본은 1989년 말 고점이었던 주가가 3년도 안 돼 반토막이 나고 도쿄 등 대도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다. 서민들은 카드빚과 신용불량, 개인파산 등으로 고통받았다.

▶최근 우리경제도 이런 전철을 밟지 않을까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수출이 9개월 연속 줄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들어 7개월 연속 0%대에 머물다 8월에는 마이너스대(-0.04%)로 떨어졌다. 디플레이션 즉 ‘D’의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는 이를 부정만 할게 아니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디플레이션 위험 요인을 선제적으로 제거해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침체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경기침체로 인한 장기불황은 결국 국가의 미래와 국민 부담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만석 창원총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