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초등학교 사고는 ‘인재(人災)’

소방업체 점검 ‘정상’ 표시 등교시간 스위치 작동해

2019-09-30     박준언
30일 김해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고의 원인은 안전 불감증이 불러온 전형적인 인재(人災)로 모아지고 있다.

소방위탁 업체는 오래된 계기판이 수시로 오작동했음에도 안전점검에서 ‘정상’으로 표시했고, 학교 시설담당자는 학생들이 등교하는 시간에 방화셔터스위치를 작동하는 등 부주의와 태만이 불러온 사고였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등교해 교실로 향하던 2학년 A군(9)은 2층 계단 끝에 설치된 약 3m 높이의 방화셔터가 갑자기 내려오면서 목이 끼여는 사고를 당했다. A군은 방화셔터가 내려오자 교실 쪽으로 향하다 등에 맨 가방이 셔터에 걸리면서 목까지 끼여 질식했다.

당시 다른 학생도 주변에 있었지만 다행히 피해를 입지 않았다. 사고 소식을 들은 교사들이 현장으로 와 셔텨를 수동으로 올리고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의식불명 상태다.

학교 측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지난 6월부터 학교시설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60대 직원이 방화셔터 스위치를 작동하면서 일어났다. 이 직원은 방화셔터의 자동 작동 상태를 알리는 계기판 불이 꺼져 있자 매뉴얼에 따라 스위치를 작동시켰다. 순간 학교 내에 설치된 12개의 방화셔트가 내려오면서 A군이 끼였다. 사고가 난 계단 옆에는 당시 방화셔트가 계속 내려오는 것을 붙잡기 위해 지지대로 사용한 쇠로된 청소용 밀대가 구부러져 있었다.

사고가 난 방화셔터는 이미 여러 차례 오작동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 학교 학부모운영위원회 박경원 위원장은 “우리가 확인해 보니 9월초부터 방화셔터와 연결된 계기판이 ‘꺼졌다, 켜졌다’를 반복했다. 학교에서 설치 업체에 의뢰해 지난달 24일 정기점검을 했다. 당시 업체는 점검 후 ‘정상’이라고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업체는 지난 4월 소방점검에서도 ‘이상 없음’으로 표시했다.

이 학교 B교장은 “사고에 대단히 죄송하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