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열병, 초기 대응 엉뚱한 곳에 집중”

■국회 입법조사처 보고서 감염경로 야생멧돼지 가능성↑ 초기방역은 사육돼지만 치중 “DMZ 등 멧돼지 방역 강화”

2019-10-31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주 감염경로가 북한에서 넘어온 야생멧돼지일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방역 당국의 초기 대응이 엉뚱한 곳에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31일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최근 발간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현황과 향후 과제’ 보고서는 “10월 2일 군사분계선 남쪽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감염된 야생멧돼지의 폐사체가 발견되면서 야생멧돼지 방역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현재 상황에 대해 평가했다.

아울러 “북한 지역과 DMZ를 포함한 접경지역 내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확산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도 방역 당국은 발병 초기 야생멧돼지로부터의 감염 가능성은 작게 보고, 주로 사육 돼지 중심의 방역에 치중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장 차원의 야생멧돼지 대응 매뉴얼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가 올해 5월 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뒤인 7월 22일에야 마련했다는 지적도 했다.

그러면서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일시적으로 종식되더라도 향후 DMZ와 북한 지역의 야생멧돼지에 대한 방역이 이뤄지지 않고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야생멧돼지에 상재화할 경우 언제든지 국내 양돈 농가로 유입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농식품부, 환경부, 국방부,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의 협력을 통해 야생멧돼지에 대한 모니터링 등 방역을 강화하고, 야생멧돼지 포획 등 개체 수 조절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필요시 돼지의 방목 사육의 원칙적 제한, 접경지역에 대한 중점방역관리지구 지정을 통한 돼지 사육 제한, 남은 음식물 사료 급여의 전면적 제한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장기화 가능성과 이에 따른 피해를 거론하면서 “신속하고 과감한 살처분 등 조치가 가능하도록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지자체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