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고양이 조례

2019-11-03     박도준
극심한 소득격차로 인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제도적 장치인 ‘공공기관 임원 최고임금에 관한 조례안(살찐 고양이 조례)’이 경남도의회에 이어 창원시의회를 통과했다. 국내에서는 지자체 중 부산에서 최초로 시행됐으며, 경기도의회, 울산시의회를 통과했고 서울시의회, 대구시의회, 제주도의회, 전북도의회, 충남도의회, 성남시의회도 추진 중이다.

▶‘살찐 고양이’는 배부른 자본가를 지칭하는 말이다. 1928년 저널리스트 프랭크 켄트가 발간한 ‘정치적 행태(Political Behavior)’에서 처음 등장한 용어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월가의 탐욕스런 은행가와 기업인 형태를 꼬집는 말로 널리 사용됐다.

▶이 조례는 지자체가 설립한 공사·공단과 출자·출연기관 임원 등의 공공기관장 연봉 상한액을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시된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에 12개월을 곱해 산출한 금액 7배 이내’로 정해 권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조조정 등 고통을 당하는 직원과 달리 어려운 경제 속에서도 거액 연봉과 보너스를 받는 것은 불평등하다.

▶일반 노동자와의 임금과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상한을 정해 이를 시정함으로써 소득재분배를 달성하고 공공기관의 경제성과 공공복리 증진이 기대된다. 이와 함께 많은 곳에서 공공기관의 장은 퇴직공무원이 차지해 채용시 특혜의혹이 불거지곤 하는데 이 같은 잡음을 방지할 공정한 룰을 추가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박도준 지역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