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장철 원산지 위반, 강력한 처벌로 대처해야

이재학(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

2019-11-11     경남일보
최근 중국산 생강 81톤을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한 뒤 불법 유통시킨 업자가 구속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본격적인 김장철을 맞아 값싼 수입산 배추김치와 고춧가루, 생강, 마늘 등 양념류가 국내산으로 둔갑하거나 수입신고를 거치지 않고 불법으로 판매되는 등 농산물 불법유통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유례없는 잦은 태풍과 가을장마로 배추와 무의 생산량이 줄면서 수입산 농산물의 원산지 표시 위반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농산물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작년 김장철 특별단속으로 원산지 표시를 위반해 적발된 업소가 141개나 된다고 한다. 현행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산지를 허위 표시, 위장 또는 혼합·판매하는 행위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 등 형사 처분을 받게 되고, 원산지를 미표시하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돼 있다. 그러나 그동안 법 위반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은 예는 거의 없고 대부분 약간의 벌금을 내는데 그쳐 국민의 건강과 건전한 농산물 유통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안전성에 의문시되는 수입품을 국산으로 속여 팔아 국민건강을 해치는 일은 명백한 범죄행위다. 김장철을 맞아 원산지 표시 제도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솜방망이식 처벌에서 벗어나 강력한 처벌로 대처해야 하고, 아울러 행정기관의 규제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원산지표시제도에 적극 동참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발휘하여 안전한 먹거리 문화 확립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재학(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