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은 험지출마…홍준표·김태호는 손쉬운 고향출마

한국당 중진 역할론에 “내 갈길 간다” 콧방귀

2019-11-19     김응삼
자유한국당이 내년 4·15총선을 앞두고 ‘인적쇄신론’이 들끓으면서 2022년 3월 대선에 출마할 뜻이 있는 ‘잠룡’ 그룹과 중량급 인사들의 ‘험지출마론’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하지만 경남 출신의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와 홍준표 전 대표는 19일 “내 갈길 간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전 지사는 21대 총선 예비후보등록일(내달 17일)을 전후해 고향(산청·함양·거창·합천)출마를 선언한다. 홍 전 대표는 내년 1월초 고향(밀양·의령·함안·창녕)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반면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고향 대구를 떠나 험지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도의원 출마때 고향으로 향하던 설램을 느낀다”면서 “고향에 뿌리를 두고 다시 시작, 당에 들어간 뒤 더 큰일에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 전 지사는 19일 전화통화에서도 “나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탄핵으로 경남에서 민주당 바람이 거세게 불때도 당의 요구에 따라 출마하는 등 기꺼이 어려움을 같이 나눴다”며 “(희생은) 내려 놓을 게 있는 사람이 하는 거지, 지금은 내가 내려 놓을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지역주민들과 약속을 다했다”면서 “공식 출마선언도 예비후보 등록에 맞춰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평 당원 신분으로 당 지역 경선에 참여해 여의도 복귀를 추진하려 한다”며 “나를 두고 시비를 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혀, 험지 출마론을 일축했다.
 
홍 전 대표는 “나는 당에서 유일하게 박근혜 탄핵 정국을 책임질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이고 오히려 탄핵으로 궤멸되었던 이 당을 살린 사람”이라며 “물갈이는 탄핵 정국에서 책임 져야할 사람들끼리 논쟁하고 나를 끼워 그 문제를 왈가 왈부하지 말라”고 했다.
 
러면서 “내가 굳이 8년이나 쉰 국회의원에 다시 출마하려는 이유는 네 번이나 험지에서 한 국회의원을 한 번 더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 교체를 위해서 마지막으로 여의도에 가야겠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당 대표시절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하기에 참석했더니 친박 의원 몇 명이 수근거리며 국회의원도 아닌 사람이 왜 의원총회장에 오느냐고 핀잔을 줬다”면서 “이런 당에서 정치를 계속 하려면 국회의원 되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국당이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대신 지도부를 포함한 당 안팎에서 권고한 서울지역 험지 출마 등 당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일주일 전(12일)만 해도, 대구에서 북 콘서트를 열어 “대구에 출마하는 것이 당을 위해서도, 국가를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지만, 결국 당내 인적 쇄신 요구에 험지 출마로 선회한 것이다.

김응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