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잇단 어선 사고, 벌써 세월호 잊었나

2019-11-20     경남일보
어선, 낚싯배 등 해양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해양 안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지만 크고 작은 인명사고가 잊을만하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9일 오전 제주도 해상에서 조업 중인 통영선적 갈치잡이 어선 ‘대성호’에서 불이나 선원 12명 중 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됐다. 대성호는 2002년 4월 건조된 29t짜리 연승어선이다. 선체 재질은 섬유 강화플라스틱(FRP)이다. 최초 화재 신고가 들어 온 19일 오전 7시 5분 이후 허루가 지났지만, 언제 화재가 발생했는지, 실종자들이 선내에 있는지, 바다에 뛰어내렸는지조차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성호에서 불이 났을 때 상황은 선원들이 화재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사고 해역에는 2∼3m의 높은 파도가 일고 있어 구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일 오전 8시 15분께 해경 헬기가 사고 현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이미 대성호는 상부 전체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대성호 선체 재질이 FRP인 점도 화재를 자체적으로 진압하기 어렵게 한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 불·충격에 약한 섬유 강화플라스틱 재질로 자체 진압 못하고 두동강 나 침몰한 것으로 보고 있다. FRP는 건조비가 비교적 싸고, 관리가 쉬워 어선 건조에 많이 활용된다. 하지만 외부 충격과 화재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불길에 휩싸인 대성호는 결국, 전체가 뒤집어졌고 두 동강이 나서 침몰했다.

개인의 안전불감증도 문제지만 바다의 어선 등의 사고가 날 때마다 재발방지를 다짐한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그간 사고 때 ‘재발방지’니 ‘해상안전’을 외쳐댔지만 헛구호였던 것이다. 참담한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아직 ‘해상안전’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있어서 안타깝기 짝이 없다. 해상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과 홍보, 예방 시스템 도입 등 대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잇따른 어선 사고, 벌써 세월호 잊었나. 반복되는 어선 사고 관리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