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전 헤어졌던 형제 경찰덕에 ‘상봉’

김해 한림면파출소 전화번호부 이름 모두 확인

2019-11-21     박준언
70여 년간 생사를 모른 채 헤어져 살았던 80대·70대 형제가 경찰의 도움으로 극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21일 김해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81세의 한 노인이 딸(49)과 함께 한림면파출소를 방문해 어릴 때 헤어진 형제를 찾으니 도와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노인이 기억하고 있는 동생의 이름을 듣고 관내 40개 마을 주민 이름이 담긴 전화번호부를 모두 확인해 동일한 이름의 한 사람을 찾았다. 그러나 동명이인일 가능성이 있어 다시 마을 이장과 해당 가구에 전화해 재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 결과는 노인의 헤어진 동생(76)이 맞았다.

그러나 동생은 노환과 질환이 겹쳐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었다. 한달음에 병원으로 간 노인은 한눈에 동생임을 알아보고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5살 차이의 두 노인은 아주 어릴 때라는 것 외에는 어떤 계기로 헤어지게 됐는지 몇 살 때 헤어졌는지 기억을 못했다.

초기 치매 증상을 앓고 있다는 형님은 얼마 전 “꿈속에서 남동생을 만나는 꿈을 꾸었다”는 말을 딸에게 전했다. 동생을 찾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는 말을 들은 딸은 아버지를 모시고 대구에서 김해로 향했다.

딸 이모씨는 “아버지의 평생소원을 이루어 드리기 위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파찰소를 찾았는데 큰 도움을 주신 경찰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박준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