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융희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시계

시와경계 편집장

2019-11-28     경남일보

시계

5시 5분, 빛에서 어둠으로
진입하고 있는 우주의 시간
-박현솔(시인)


영상과 시적언어가 상호 관계하여 극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구름 뒤에 감춰진 해가 만들어 낸 5시 5분이다. 아니, 은밀히 말하자면 빛과 어둠이 상호 작용하여 만들어낸 영상이다. 이로써 우리는 21세기 디지털 시대에서 언어의 창살을 뛰쳐나온 또 하나의 진실을 대하게 된다. 결정적 순간을 영감으로 포착한 것이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수많은 자연의 무늬를 발견하는 시인들의 시선 중 으뜸이지 않을까.

이 순간, 우주 속에 한 톨의 먼지보다 작은 자신을 들여다본 건 아닐까. 태초부터 지금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항진하는 이 우주를 느껴본 건 아닐까. 때론 처절하게 때론 철저하게. 그렇다면 시침과 초침이 가 닿고자 하는 곳(것)은 어디며 나아가 무엇일까. 잠시나마 우주와 내가 일치하는 순간이자 객창감이 밀려오는 시간이다.

/천융희(시와경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