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낙주의 식품이야기] 고혈압과 식생활 (Ⅰ)
성낙주(경상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고혈압은 평상시 증상이 나타나지 않다가 갑자기 증상이 악화되어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silent killer)라는 별명이 붙은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며, 관상동맥 질환, 말초혈관 질환, 만성 심부전 등의 위험인자이다. 이러한 이유로 예전에는 중증 고혈압만 치료대상으로 삼았으나 최근에는 경미한 고혈압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고혈압의 초기 치료는 관상동맥 질환과 뇌졸중 등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 뿐만 아니라 사망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고혈압은 혈압을 상승시킨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 일차성(본태성)과 이차성 고혈압으로 분류한다. 고혈압 사례의 약 90%는 특별한 증상이 없으며, 몸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본태성 고혈압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 인자, 연령 증가에 의한 혈관의 노화, 식생활 및 스트레스 등의 환경적 요인과 연관이 있다.
흔히들 고혈압은 유전된다고 하는데, 이게 사실인가? 최근 질병에 대한 유전자 연구가 활발해짐에 따라 고혈압이 유전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만약 부모 중 한명이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면 자식의 30%에서 고혈압이 발생하고, 부모 모두 고혈압이면 자식의 60%에서 발병한다고 한다. 또한 부모가 40세 전후에서 발생하면 자식도 대개 40세 전후에 발병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차성 고혈압은 본태성 고혈압에 비해 수가 적으나 혈압이 항상 높거나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이차성 고혈압의 원인으로는 신장성 고혈압, 신혈관성 고혈압 등 신장병이나 신기능 저하 때문에 일어난다. 전자는 주로 만성 신장염이나 급성 사구체 신장염이 원인이며, 후자는 신장의 동맥이 협착을 일으키는 병으로 신동맥의 경화나 혈관 조직이 두꺼워져 일어난다.
고혈압이 가벼운 경우에는 약에 의존하지 않고 생활습관의 개선으로 저염식을 해야하고, 비만을 개선해야 한다. 또 운동요법에는 산소로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유산소 운동이 효과적이다. 그 외 금연이나 불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는 생활을 실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