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FC 강등, 감독 혼자만의 책임 아냐”

박항서 감독, 통영 동계훈련지서 기자회견 진행

2019-12-17     박성민
동계 전지훈련차 통영을 방문중인 박항서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최근 2부리그로 강등된 경남FC에 대해 안타까운 감정을 드러내며 쓴소리를 했다.

박 감독은 17일 오전 통영실내체육관에서 동계 훈련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남FC에 대해 초대감독으로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동안 리그 성적과 AFC참가 등 좋은 성과도 냈지만 현재는 어려움에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과연 감독 한명의 잘못으로 강등됐는지 의문이 든다. 책임은 감독에게 있지만 감독이 일을 할 수 있게 든든한 벽과 울타리가 되어주기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감독은 “감독 한명을 바꾼다고 해서 팀이 잘 될수는 없다”며 “특히 시도민구단은 정치적인 관여도 많다. 나도 그런 경험을 했다. 경질이 끝이 아니라 축구감독이 우선 축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을 주변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산청출신으로 지난 2005년 경남FC 창단과 함께 부임한 초대감독으로 경남FC에 대해 애정어린 조언도 잊지 않은 것이다.

겨울철 동계훈련지를 통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중요했던 동남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부상선수의 회복과 재충전 및 체력회복의 기회가 필요했다”며 “통영은 프로팀 감독시절 자주 찾았던 곳으로 언어적인 측면이나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이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 제의가 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베트남 감독이 마지막이라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나보다 국내에는 젊고 유능한 지도자가 많다”며 “베트남 대표팀 감독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베트남에서 감독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감독은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 부임설이 있는 신태용 전 국가대표 감독에 대해서 선배로서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그는 “현장감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1년 이상은 쉬지 말라고 한 적이 있다. 이제 1년 5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 어디를 가든 성취를 할 수 있는 곳에서 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