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시대 ‘함안 말이산 13호분’ 공개

가야-일본 기내지역 교류 추정 가능한 장식도 발견

2019-12-22     여선동 기자
가야 시대 천문학 존재를 밝힐 실증자료가 되는 말이산 13호분이 시민과 언론에 공개됐다.

함안군과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은 20일 오후 아라가야 지배층 무덤이 밀집한 함안 말이산 고분군 내 13호분을 공개하고 조사 성과를 발표했다.

5세기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13호분은 말이산 구릉(1.9㎞)의 중앙부 가장 높은 곳에 있다.

흙을 쌓아 올린 봉토 고분 형태다. 전체 면적은 1904㎡며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에 위치한다. 봉분 규모는 직경 41m, 높이 8m에 이른다.

일제강점기인 1918년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가 한 차례 조사한 적이 있고 이후에도 수차례 도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학 흔적은 매장 주체부 내 무덤 덮개돌(천문개석)에서 발견됐다. 천문개석은 길이 230㎝, 너비 53∼78㎝, 두께 25㎝로 무덤 덮개돌 14개 중 남쪽에서 다섯번째에 위치했다. 별자리는 돌 아랫면에 표기돼 겉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천문개석에는 말이산고분군에서 남쪽으로 바라본 밤하늘 별자리와 은하수 등이 표기됐다.

최경규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 조사단장은 돌에 표기된 별자리는 동양 별자리 ‘남두육성’과 ‘청룡 별자리’라고 설명했다. 서양 별자리 ‘궁수자리’와 ‘ 전갈자리’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말이산 13호분에는 직호문(직선과 곡선을 기하학적으로 배치한 특수문양)모양의 뼈 장식 2점이 출토됐다.

최 조사단장은 “직호문은 3∼6세기 일본 교토, 오사카 등 기내지역에서 왕권을 상징하는 문양”이라며 “13호분을 통해 5세기 후반 가야와 일본 사이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매장 주체부에서는 비취 곡옥(曲玉·굽은 옥)과 금동제 투조(透彫·금속판 일부를 도려내는 것)된 허리띠 장식도 나왔다.

이외에도 13호분 발굴 조사로 특수 통로시설, 중심분할석벽 등 당시 고대 가야인의 창조적인 무덤 축조기술 등도 확인됐다.

여선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