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소주 업체, 경영난에 가격 인상 나서

2020-01-05     황용인
글로벌 경기악화와 주류 소비위축으로 경영난이 예상되는 지역 소주업체들이 지난해 메이저 소주업체의 가격 인상에 이어 가격 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5일 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무학은 ‘좋은데이’ 등 주력 제품 가격을 조만간 6% 안팎의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무학은 지난해 초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등 전국 판매망을 가진 메이저 업체들이 소주가격을 올릴 당시 서민 부담과 지역 경제 여건을 들어 가격 동결을 선언한바 있다.

하지만 52시간 근무제 확대와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으로 주류 소비가 크게 줄자 경영난에 시달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소주업체 대선주조도 지난해 메이저 회사들 가격 인상 당시 같은 이유로 가격을 올리지 않았으나 최근 다시 가격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대선주조 측은 가격 인상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첨가제 등 제조원가 상승과 술 판매량 감소 여파로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전국의 병 소주 판매량은 전년 대비 8.2% 감소하면서 소주 소비가 크게 줄었다.

반면 인건비나 원재료 가격 등은 꾸준히 올라 지역의 중소 주류업체들은 대부분 적자를 보는 등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지역소주 업체들도 잇달아 가격 인상에 동참하면서 호주머니가 얇은 서민들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015년 국내 소주 가격을 전반적으로 인상할 당시 주점이나 식당 등에서 판매하는 소주 가격은 병당 3500원에서 4000원으로 500원 내지 1000원씩 올라 체감 인상 폭은 훨씬 컸다.

이번에도 소주업체 입장에서는 100원 안팎의 가격만 올리지만, 소비자들이 주점 등에서 소주를 마실 때는 병당 4000원에서 5000원까지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소주업체 관계자는 “소주 출고가를 올리면 유통 마진이나 업주 마진은 가격 인상 폭을 훨씬 웃돌아 소비자 부담이 커진다”며 “결국 비난은 소주 제조사가 다 받게 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했으나 실적 악화에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용인기자 yongin@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