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타고 로고송 열풍 불까

2020-01-06     김지원

 

2020년에 실시되는 제 21대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총선 선거기간이 되면 시내 골목골목을 누비며 울려대는 선거로고송은 유권자들의 불평요소로 늘 등장했다. 그럼에도 후보자들에겐 귀에 쏙쏙 박히는 로고송 하나가 안겨주는 홍보효과를 외면할 수 없어 매번 반복되는 소음전쟁이 재현된다. 제 16대 총선이 열린 지난 2000년에도 로고송을 둘러싼 흥미로운 쟁탈전이 있었으니 요란했던 로고송 이야기를 찾아 옛 지면을 들쳐보자.

2000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로고송 후보 1위로 꼽힌 노래는 이정현의 ‘바꿔’였다. “모든 걸 다 바꿔” 라는 가사 탓에 후보들과 정당마다 선거 로고송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었지만, 저작인접권을 보유한 예당음향에서 그 해 1월 말, 이 노래를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만약 사용할 경우 저작권법에 의해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대중음악작가연대는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을 지지하면서 “부패 정치인이 로고송으로 작가연대에 소속된 작곡가의 노래를 못 쓰도록 하겠다”고 발표하고 ‘바꿔’의 작곡자 최준영씨를 2월 1일 가입시켰다. 작가연대는 총선연대가 선정 발표한 114명의 낙천낙선운동 대상자들이 ‘바꿔’를 로고송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총선연대가 이 노래를 캠페인 송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선거기간 동안 무상으로 제공했다.

총선연대는 이 노래의 개사를 위해 시민공모를 했는데, 원광대학교 음악대학원에 다니던 정형락씨의 작품이 당선됐다.

“이제 새 천년이 되었어 모두 변해가고 있는데/눈과 귀를 막고 문을 닫은 곳 하나 국회/ 누가 누굴 욕하는 거야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잖아/국민 팔아먹는 쓰레기 정치꾼 퇴출…깨끗하고 민주적인 인물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치/이번에도 못해내면 후회하며 또 4년을 기다려야 해…부정부패 반인권 범죄 대를 이어 군대도 안가면서/의정 활동비만 올리려고 혈안들이야~” 2000년에 개사된 노랫말이 지금도 생경하지 않은 것은 기분 탓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