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창원경상대병원 교수의 간호사 폭언

2020-01-07     경남일보
병원을 주제로 한 드라마에서 선배의사들이 인턴이나 수련의과정에 있는 후배들의 긴장감을 높이고 진료성과를 거두기 위해 혹독한 단련을 시키는 장면이 흔히 노출된 바 있다. 단련을 받는 측에서도 이러한 과정을 일종의 전통으로 받아들이며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창원의 경상대병원에서 발생한 교수들의 간호사에 대한 갑질과 폭력은 용납될 수 없는 일로써 마땅히 응분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 병원 노조가 밝힌 내용을 보면 일부 교수들은 간호사들에게 인격적 모욕은 물론 회식자리에서 성추행도 서슴치 않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교수들의 간호사에 대한 인식이다. 이들은 환자를 돌보는 의료행위에 있어 간호사는 분명히 협력관계에 있는 평등한 지위임에도 마치 아랫사람인양 갑질을 했다는 인식상의 문제를 드러냈다. 그렇지 않고서야 진료행위를 하면서 파트너인 간호사들에게 입에 담지 못할 인격적 모멸감을 주는 언어를 구사해 상처를 줄 수 있겠는가. 이 같은 사실을 문제 삼지 않고 방치한다면 병원내 갑질은 계속되고 그 피해는 간호사들은 물론 환자들에게도 미칠 것이 분명하다. 특히 이중 한명의 교수는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라 종전에도 비슷한 사항의 갑질로 문제가 된 적이 있다고 한다. 결코 가벼이 넘어 갈 사안은 아니다.

병원측은 진상조사에 나서 한 교수에게서는 행위에 대해 일부 시인을 하고 있지만 다른 교수는 일정상 조사를 못했다고 한다.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 형식적인 조사로 얼버무려서는 안된다. 철저한 진상조사로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창원지역 최고의 대학종합병원이라는 긍지에 금이 가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기대한다. 창원 경대병원은 현재 4개월째 병원장이 공석이다. 기강해이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차제에 의사와 간호사간의 직장윤리와 업무상의 모럴에 대해서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