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기를 느끼려면 두 손을 마주잡아야 한다

박영대 진주시 주택경관과

2020-01-12     경남일보

 

 

한손으로는 소리를 낼 수 없다.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한손으로는 기도를 올릴 수 없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에너지와 마음을 집중해서 소원을 모아야 하늘에 닿을 수 있다. 한 손에 붙은 모기나 파리를 같은 손으로 쫓아낼 수 없다. 다른 손의 힘을 빌어야 비로소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모든 것이 홀로 따로 존재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 몸은 740억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세포 또한 많은 미립자로 이루어져 있다. 부처님께서 오온(五蘊)으로 명명한 우리 몸은 이 같은 집합체로 이루어져 모든 것과 연결되어 있다.

내가 숨 쉬고 있는 이곳, 내가 먹고 마시고 걷고 있는 이곳에 나 홀로 존재한다고 생각하겠지만, 한 순간도 다른 것을 의지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다.

세상일체 만유(萬有)는 다른 것으로 나를 삼았다고 하지 않았는가? 자체로서의 고유한 성품은 없다는 뜻이다.

딛고설 수 있는 땅이 없으면, 땅에 의지하지 않으면 앉거나 서거나 눕지 못한다. 호흡하는 공기 또한 우리의 일부분이다. 들이마시고 내쉬고, 들이마시는 공기의 순환으로 우리는 살아있게 되는 것이다. 공기가 없다면 생명체가 살아있겠는가? 태양의 소중함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러하듯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모든 것에 대해 감사함을 잊지 않아야 한다.

두 손을 마주 잡으니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 모두가 연결되어 있음을, 너로 하여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대방이 없으면 내가 존재할 수 없다. 상대방이 행복해야 나 또한 행복하다. 너와 나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몸 다른 위치에 있는 나뭇가지와 같음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와 나를 구분하고 분별하여 욕심과 화와 어리석음이 생겨난다.

한 나무에서 자란 가지가 서로 다르다고 시기하고 질투하는 모습을 본적이 있는가? 서로 잘났다고 다투는 것을 본적이 있는가? 어느 위치에 있든지 스스로 잎을 흔들어 햇빛을 받아들이고 나무 등걸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어렵고 힘든 시절, 살며시 내어 준 손을 기억 하면서, 나 또한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 준다면, 마음을 열어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여 준다면, 머지않아 따뜻한 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두 손을 마주잡고 세상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껴보자. 손을 마주잡고 있는 이 순간만큼은 행복한 미소를 머금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