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驛 9곳 설치하면 ‘완행열차’ 전락

2020-01-20     경남일보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KTX) 연계 ‘경남발전 그랜드 비전 수립을 위한 권역별 공청회’가 지난 17일 진주시청에서 처음 열린 후 20일 2차로 창원시청에서 열렸다. 공청회에서는 역사(驛舍) 선정을 놓고 시·군 의견을 수렴해달라는 요구와 지역이기주의로 ‘저속철’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맞섰다. 또 대도시 집중현상인 ‘빨대효과’ 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해 4월부터 추진한 경남발전 그랜드비전 수립 용역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주민과 전문가, 시·군 관계자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청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용역 보고서에 반영하고 2월 최종보고회를 거쳐 3월 경남발전 그랜드비전을 수립할 방침이다

현재 진주 등 남부내륙권은 철도 사각지대이다. 전국의 모든 교통망이 서울을 향하여 집중돼 있는 국토교통망에서, 김천~진주~거제 등 남부내륙과 남해안 지역만 철도교통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지역민들이 목마르게 열망해온 사업인 것이다. 고속철도와 연계한 신성장 경제권 구축을 위한 그랜드비전은, 문화·관광·물류·힐링산업 등 경남 관광 클러스터 구축, 서부경남 발전 컨트롤타워 역할을 위한 서부청사의 구조·기능 재정립과, 연계발전을 아우른다.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경남 마스터플랜인 것이다. 도는 남부내륙고속철도와 연계해 서부경남뿐만 아니라 경남 전체가 발전하는 비전과 미래상을 제시할 예정이다.

서울과 수도권이 남해안권과의 이동거리가 2시간대로 단축되면 지역 관광산업 등의 발전도 가능해진다. 김천~거제까지 172㎞ 건설에 4조7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 2022년에 착공, 2028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게 현재 원안이다. 그간 보고서엔 김천, 합천, 진주, 고성, 통영, 거제 등 6곳의 역사 설치가 계획돼 있다. 하지만 통과하는 9개 시·군 지역마다 역사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노선과 역 위치는 용역 과정에서 바뀔 수 있고 각 지자체의 정차역 요구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김천~진주 116㎞ 복선, 진주~거제간 56㎞ 단선의 경우 사업비가 증가는 불가피하다. 종착역도 거제시 사등면에서 상문동으로 하면 7~10㎞가 연장된다. 운행속도를 250㎞에서 300㎞로 높이는 것도 필수다. 이 와중에 역사가 9곳 정도 설치되면 ‘완행열차’로 전락할 수 있다. 지자체마다 과잉경쟁으로 공사 일정이 차질을 빚는다면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남부내륙철도는 역사(驛舍)위치선정이 제대로된 고속철도 건설의 걸림돌이 되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