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과열 혼탁

합천지역 농협에 괴문서 배달, 경찰·선관위 조사 착수

2020-01-21     김상홍

 

농협중앙회장선거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특정 후보를 악의적으로 비난하는 괴문서가 배달돼 경찰과 선관위가 조사에 착수했다.
21일 합천경찰서와 경남도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20일 합천지역 한 농협에 배달된 편지에는 ‘존경하는 조합장님’이라는 제목의 A4용지 두 장 크기의 괴문서가 우편 발송됐다.

이 편지는 16일자 우체국 소인이 찍혔으며 등기우편이 아닌 일반우편으로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투표권이 있는 대의원에게 보내졌다. 

편지에는 “최 모 대표이사가 선거법 위반으로 법원에서 200만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 받았으나 다시 출마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더 이상 혼탁한 선거판이 되어서는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진실을 말씀드린다”고 써 있다. 

또 “최 모 후보는 경남 표를 볼모로 킹메이커를 자임하면서 2007년과 2011년 최 모 농협중앙회장을 지지하는 대가로 온갖 인사청탁, 이권을 챙겨왔다”라며 “경남의 소중한 표가 최 모 후보의 범죄행위에 이용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간의 사실관계를 정리해 알린다”라고 적혀있다. 

편지는 또 “이번 선거 후보로 강 모 조합장과 유 모 조합장이 연대해 영·호남 농협이 지역 갈등에 앞장서길 바란다”라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경남·북 조합장님들께서 1차는 강 모 후보에게 2차 유 모 후보님께 투표해 영·호남 연대로 전남의 김 모 회장님에 이어 전북에서 중앙회장이 당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지를 부탁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편지 말미에는 ‘강 모 캠프 자원봉사자 윤00, 장00, 장00 드림’이라는 작성자의 실명이 적혀있다. 
하지만 작성자로 지목되는 장 모씨 등은 “이 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다”면서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강·최 후보를 이간질을 시켜 이익을 보려는 사람의 행동으로 보인다”라고 발끈했다.

장 씨 등은 21일 오후 경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진정 의뢰했다.
이들은 “‘강 모 캠프 자원봉사자 윤00, 장00, 장00 드림’이라는 명의의 문서는 작성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이름까지 도용됐다”면서 “개인의 명예 회복 차원에서도 편지 출처와 함께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강 모 후보측도 “경남 출신인 강 후보와 최 후보를 음해하기 위한 술책일 가능성이 크다”라며 “흑색선전의 일환으로 보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경찰과 선관위에서 일부 지역농협을 방문해 괴문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6~17일 농협중앙회장선거 정식 등록 후보자들은 △이성희 전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강호동 합천 율곡농협 조합장 △천호진 전 농협 북대구공판장 사장 △임명택 전 농협은행 언주로(현 선릉점)지점장 △문병완 전남 보성농협 조합장 △김병국 전 충북 서충주농협 조합장 △유남영 전북 정읍농협 조합장 △여원구 경기 양평 양서농협 조합장 △이주선 충남 아산 송악농협 조합장 △최덕규 전 합천 가야농협 조합장 등 총 10명(기호순)이다. 
김상홍기자